연둣빛 세상


                                               강영은 

겨울내내 눈으로 뒤덮여 있다가 

눈옷을 벗으니 보기 민망한 앙상한 마른 나무들


차가운 바람을 견디며 따뜻한 봄옷을 입어보겠다고 

이리 저리 흔들리며 따스한 햇살을 향한 몸부림 


며칠이지났을까 

다음날 거짓말처럼 나타난 봄의 새순들 


죽은 것처럼 삐쩍 마른 가지들 속에 몸을 숨기고 

짜잔하고 나타난 연둣빛 세상


주위를 온통 연하디 연한 연둣빛으로 물들인 

매년 겨울마다 죽은 것 같다가 매년 봄에 살아나는 나무들 


봄의 새순이 들려주는 부활 이야기

뼈만 남은 나의 마른 가지들에 들려지는 부활 이야기 


조금   바람을 견디고 

조금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기다리면 


나의 마른 가지도 봄의 새순처럼 다시 살아날  있으리 

죽어 없어진  같은  곳이 연둣빛 세상 되리라 




 

Comments

  1. 봄의 새순이 들려주는 부활이야기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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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부활의 이야기가 이렇게 곳곳에 숨어 있는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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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봄의 새순
    부활
    너무나 와닿습니다.
    나의 마른 나무가지 인생도
    부활로 새순 되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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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멘 아멘 마른 나무 가지 같은 저도 새순을 입히신 주님께서 마른 나무 같은 상황에 새순을 입히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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