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은
고요한 숲속길
따뜻한 시선
뒤돌아보니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줄다람쥐
내가 아는 줄다람쥐는 눈동자도 몸짓조차도 겁많고,
갈길 몰라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불안한 줄다람쥐
내가 보고 있는 이 줄다람쥐는 불안한 눈빛대신
호기심 가득한 천진난만한 줄다람쥐
벌어진 나무틈 사이에 몸을 숨기고 고개만 삐쭉 내밀다
이제는 우리에게 단숨에 달려와 인사하는 줄다람쥐
너만 안아주는 안전한 나무틈이 뒤에 있기에
낯선 나에게 서슴없이 다가올 수 있었으리라
갑자기 나무틈을 튀어나온 너의 용기에
갑자기 내 눈에서 튀어나오는 뜨거운 눈물
8살의 나, 누구 하나 내 마음 알아주지 않는다며
건들기만 하면 화내던 불만이 가득했던 줄다람쥐
지금의 나, 낯선 땅 낯선 환경 속에서 문화와 언어를 넘어
새로운 가족들을 만들며 감사해하는 줄다람쥐
나만 안아주는 안전한 나무틈이 내 뒤에 있었기에
낯선 곳에 서슴없이 오고, 이렇게 살 수 있었으리라
요즘 내 마음에, 내 기도에 머무는 한 8살 아이
건들기만 하면 우는 눈물이 가득한 줄다람쥐
불안하고 두려운 눈빛을 벗어버리고,
언젠가 세상을 향해 마음껏 달려나갈 줄다람쥐
너만 안아주는 안전한 나무틈이 바로 너의 뒤에 있단다
낯선 상황에 서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단다
안전한 나무틈에서 나온 한 줄다람쥐의 용기가
8살의 나와 8살 그 아이를 뜨거운 눈물로 불렀구나
우리 모두 안전한 나무틈에 안기자꾸나
우리 모두 안전한 나무틈 옆에서 자유로이 놀자꾸나
언제나 안전한 나무틈이 되어주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셔서 참 감사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나무틈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ReplyDelete감수성이 뛰어난 소녀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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