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피어난 싹 하나
아무도 무엇이 될지 몰랐네
싹이 자라는 땅은 그닥 비옥하지 않은 땅
아무도 무엇이 될지 몰랐네
싹 옆 고목 나무가 햇빛을 가릴 때 빛을 열어준 목수의 손길
아무도 무엇이 될지 몰랐네
싹 옆 가시 나무가 가시로 찌를 때 대신 손을 찔리며 가시를 막아준 목수의 손길
아무도 무엇이 될지 몰랐네
싹 위에서 천둥 번개 칠 때 따뜻하게 감싸준 목수의 손길
아무도 무엇이 될지 몰랐네
싹은 자라서 자라서 나무가 되었네
아무도 무엇이 될지 몰랐네
나무를 다듬고 깎고 또 다듬고 깎은 목수의 땀방울
아무도 무엇이 될지 몰랐네
목수가 붙여준 나무의 이름 십자가 나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십자가 나무
예수님 걸어가신 길 따라 걸어가는 십자가 나무
다른 이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십자가 나무
나무가 나무를 낳고 또 나무를 낳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십자가 나무들
-3/31/22
아버님 칠순을 맞아 아버님께서 손으로 깎아 만들어주신 십자가 나무를 보며 지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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