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색 다른 이름

                                                        강영은 

이제 색을 배우는 막내가 

잘 알던 색도 가끔씩 헛갈려 한다 

초록색을 보고 노란색 파란색이라고 할 때 

나는 망설임 없이 그건 초록색이야라고 수정해주었다  

오늘 나는 푸른 나무 숲길을 걸으며 망설였다 

하나의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너무 많은 초록색들

아이들과 도대체 몇가지의 초록색이 있는지 세었다 

눈으로만 세도 열가지가 넘었다 

색상표에는 295가지의 초록색이 있었다 

얼핏보면 초록색이지만 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오이 초록색 아보카도 초록색 샐러리 초록색 

레몬 초록색 라임 초록색 메론 초록색 양배추 초록색 

머리카락도 세시는 주님은 나를 사람이라 부르지 않고 

세상에 하나 뿐인 내 이름을 불러주신다 

내 이름만 불러주실 뿐만 아니라 

내 속 다양한 색들에 하나 하나 이름을 불러주신다 

나도 사람들을 대할 때 그냥 사람이라 부르지 않고 

세상에 하나 뿐인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 

그냥 이름을 불러줄 뿐만 아니라 

그들 속 다양한 색들에 하나 하나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