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은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나오는 해와 같이
농부의 하루는 보라색, 파란색, 짙은 어둠과
주황색, 노란색, 분홍색 햇빛을 머금은 하늘안에서 시작합니다.
아침의 신선하고도 차가운 공기에
어젯밤 따뜻한 잠자리의 온기 대신
오늘 아침 이 새로운 숨으로 시작합니다.
계절의 변화, 낮과 밤의 온도차이, 기후의 변화에 귀기울이며
겸손히 하늘의 움직임에 따라
농부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따가운 햇살에 너무 익기 전에, 차가운 서리에 죽어버리기 전에,
뚱뚱하게 몸짓만 커지기 전에, 땅에 다 떨어져버리기 전에,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합니다.
쨍쨍 내리쬐는 햇살을 모자 하나로 가리고,
딱딱한 돌맹이를 곡괭이로 치우고,
뾰족 뾰족한 가시들과 마른 가지들을 장갑하나로 막아봅니다.
흙으로부터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사람의 숨결이 담긴 이 마른 흙에
하나 하나 진하디 진한 땀방울을 섞어가며
어디서부터 왔고, 무엇을 하며, 어디로 가는지 묵상합니다.
흙을 만질 때마다 느껴지는
창조때부터 내려온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며
오늘 하루도 새 삶을 이어갑니다.
메마른 가지 틈에 숨어 있는 오이가 기적의 문을 열고,
무성한 가지 틈에 숨어 있는 토마토가 감사의 향기를 풍기며,
뾰족한 가시 틈에 숨어 있는 비트가 믿음의 눈을 뜨게 하고,
초록빛 나뭇잎 틈에 숨어 있는 사과가 기쁨의 춤을 추게 하고,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메마른 흙속에 숨어 있는 감자가 소망을 주워담게 합니다.
바구니 한 가득 수확한 작물들을 품에 안고,
멈추지 않는 감사와 감격 속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릅니다.
나 혼자만을 위해 주신 선물이 아니기에
이웃들과 가족들과 친구들과
서로 서로 나누며 함께 춤을 추고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사과 따서 애플 사이다, 애플 크리스피 만들고,
호박 따서 호박전, 호박 나물 만들고,
오이 따서 오이무침, 오이김치 만들고,
토마토 따서 살사 소스, 토마토 스프 만들고,
비트 캐서 장아찌, 절임 만들고,
감자 캐서 감자전, 구운 감자, 감자 조림 만들고,
늙은 호박 따서 호박죽, 호박씨 과자 만들어
입 안에서 춤과 노래를 이어갑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지만, 그것을 거둘 때의 기쁨이란!
양 손 가득 들어올린 바구니에 다 주워 담을 수 없는 열매들을 들고서
내가 흘린 땀과 거저 주신 비가 기쁨의 눈물이 되어 감사의 기도로 하늘 높이 올라갑니다.
바닷가에 사신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셨을 때
나를 따르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농사를 많이 짓는 이 땅에 예수님이 오신다면
나를 따르라 내가 너희를 사람 짓는 농부가 되게 하리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웃음 지어 봅니다.
썩어져 갈 육의 양식을 위해 일하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줄 영의 양식을 위하여 일하라시며
사람 짓는 농부가 되라고 하십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Living water)가 되신 주님
영원히 배고프지 않는 생명의 떡(Living bread)가 되신 주님
모든 사람들에게 생수와 생명의 떡을 나눠주는 사람 짓는 농부가 되라 하십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여야 하겠습니까 묻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다. (요 6:28-29)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어떤 능력을 보여주시겠습니까
모세 때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하늘에서 떨어진 참 만나가 바로 예수님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요 6: 30-32)
항상 참 만나를 먹게 해달라는 사람들에게
예수님 당신이 바로 생명의 떡(The bread of life),
다시는 배고프지 않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라고 하십니다. (요 6:34-35)
사람 짓는 농부의 일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일
바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님을 믿어 영생을 얻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사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요 6:38-40)
이 땅의 모든 농사를 마치고,
양손 한 가득 차고 넘치는 열매 가득 안고 우리 주님 뵈올 때
“잘하였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듣게 하옵소서. (마 25:23)
이 땅에 사는 동안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모두 주의 영광을 위해하는
사람 짓는 부모, 사람 짓는 선생님, 사람 짓는 회사원, 사람 짓는 일꾼…
우리 모두 사람 짓는 농부가 되게 하소서.
창조때 부터 내려온 하나님의 숨결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나누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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