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eun Joyce Kang
겨울이 6개월인 북동부 미국 끝자락 홀튼에
겨울의 정적을 깨는 고사리과의 피들헤드
바이올린의 피들헤드를 닮은 너
5월 2-3주 동안만 살짝 고개를 내미는 너
미국 북동부에서 짧은 시간만 볼 수 있기 때문인지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인지
고사리 손을 가진 아이들부터
예쁜 바구니에 옷까지 맞춰입고 나들이 오신 노부부까지
우리를 하나 둘씩
강가로 밖으로 부르는 너
우리의 몸의 양식이 되고
즐거운 추억의 양식이 된 너
우리가 아무리 뜯어도 뜯어도
또 자라고 자라 강가를 가득채운 너
아이들이 보물찾기를 하듯
“여기도 있어요! 저기도 있어요!”
우엉가시와 죽은 나무를 비짚고 나온 튼튼한 피들헤드를 주며
“아빠 엄마처럼 아주 강한 피들헤드예요”
피들헤드 기도를 만들어
하나씩 뜯을 때마다 기도가 필요한 사람 기도해주기도 하고
자기들이 수확한게 부뜻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자랑도 하고
어떤 아이는 군데 군데 붙어 있는 갈색 껍질을 바람에 날려 털고
어떤 아이는 꼼꼼히 물에 씻고
엄마는 버터랑 식초로 요리하고
맛있게 나눠먹는 즐거움
일년 내내 가끔씩 냉동실에서 꺼내 추억을 되새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귀한 선물이 되는 너
여름에 뜨거운 태양볕 아래에 있다가
서늘한 가을과 매섭게 추운 겨울을 지나고 다시 만나요
그 바쁜 스케줄에도 아이들과 나물(?)을 따러 가신 사모님의 마음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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