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전 펜실베니아 아미쉬 마을에서
강영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
늘 할일과 계획들에 숨 조이며 살다가
이제 자유롭게 마음껏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방학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한쪽 베란다에 울고 있던 오래된 물건들도 다시 제자리를 찾고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가고 싶었던 곳도 갈 수 있는 방학
즐거운 소리
감사하는 소리
행복한 소리로만 가득채우고 싶은데
싸우는 소리
혼나는 소리
사고치는 소리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몰라 불안한 마음의 소리
평안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요동치는 마음의 소리
중학생 자녀들을 위한 새로운 대화법을 갈구하는 마음의 소리
내가 반기지 않는데 불쑥 찾아와
아이들의 방학을 채우고 있는
불청객 소리들
세 시간의 침묵 속에서
불청객은 쫓아내고
마음을 다해 초대하는 반가운 웃음 소리
화려하지 않지만 일상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트램폴린에서, 배드민턴치며, 산책하며 맞이하는 웃음 소리
뜨거운 태양과 기나긴 장마의 반복 속에서
반가운 웃음 소리로 다시 채워지는
우리의 방학소리
아멘 아멘! 구절구절 마음에 와 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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