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은
화려한 무대 공연이 끝나고
한 사람씩 무대 중앙에 나와
멋드러지게 인사하는 것처럼 꽃들이 하나씩 인사를 합니다.
언제나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것은 민들레입니다
초록빛 잔디에 노랗게 수놓은 이불을 덮어줍니다
하얗게 변한 민들레는 백발의 아름다움을 뽑내며 아이들의 고운 숨소리를 타고 소망의 씨를 날립니다
올해는 분홍 꽃들이 유독 환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진분홍색을 마음껏 뽐내며 손짓합니다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던 꽃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얀꽃이 질세라 바로 얼굴을 내밉니다.
서로 손뼉치기라도 한것처럼 분홍꽃은 어느새 져버리고
이제는 하얀꽃만 보입니다.
향으로 승부하는 라일락과 아카시아가 다음 순서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일락 보랏빛 향기를
달리는 차 안에서 마음껏 느낍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들이
여름의 무성한 숲길을 열어
빠르게 달리는 우리들의 발걸음을 재차 멈추어 세웁니다.
한여름이 되어 주황색 백합이 우아한 자태를 뽑냅니다.
6개월의 겨울이 있었나 싶게
이집 저집앞에 백합이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합니다.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숨어 기다리다
자신의 때가 되었을 때 마음껏 피어오르는 봄의 꽃들처럼
내 삶에도 예쁜 꽃들이 공연 인사를 하러 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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