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은
마음이 복잡해서
시로 남겨 사람들과 소통할 자신이 없어서
파편조각들을 정리할 조용한 시간이 없어서
다른 묵상 방법으로 생각을 정리하느라
여러가지 이유들로 한 동안 조용히 입을 닫고 있던 나의 시
학교 행사에 참석해 전시된 많은 시 중에 눈에 띄는 시
말 한 번 잘못하면 쉽게 부딪히고
자주 이름부르는 것도, 자기 방에 찾아가는 것도 싫어하는
요즘 자기의 생각을 잘 표현하거나 말하지 않는
사춘기 딸의 시
나와 너무 다른 성격
나도 딸도 같은 첫째인데 다른 느낌
이민 1세와 코리안 어메리칸인 2세의 다른 환경
동생들에게 양보, 희생하는 것이 힘든 딸과 그걸 바라보는 엄마
다름이 더 커보였던 요즘의 너와 나
그러나…
1년전에 갔던 자갈 바닷가를 생각하며
그 곳의 정경을 기억하고
그 때 그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
입으로 하는 말보다 강한 말로 시를 쓴 딸
딸의 시를 보며 아직 미처 끝내지 못한 나의 시가 떠오르고
나와 너가 같은 것을 바라보고
같은 것을 느끼고
같이 그것을 시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것을 깨닫고
속에서부터 흐르는 따뜻하고도 뜨거운 눈물
투덜대는 딸 속에 숨어있는 여리고 여린 사춘기 소녀의 감성이
잠자고 있던 나의 시들의 파편을 꿰고
조용한 곳을 찾아가게하고
못다쓴 시들을 하나 하나 불러모아
딸의 시가 부르는 소리에 화답하네
예주 시도 번역해 주었으면 훨씬 시의 맛을 더 느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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