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도시락


                                                        강영은 

새벽에 나가 야자하고 밤에 돌아와 꺼내 놓는 빈도시락통
다음날 새벽 어김없이 깨끗이 씻겨져 다시 채워진 도시락
세 자녀의 반찬, 밥, 국, 수저통 합치면 다시 꽉 채워지는 싱크대 

찬송부르고 잠언 한장 읽고 사과 한 조각 먹고 시작하는
아이 셋 좋아하는 반찬 하나씩은 꼭 들어간 
가족이 다같이 한끼 먹는 임금님 밥상같은 아침식사 

새벽 예배에 진수 성찬 아침, 그리고 설거지를 마치고 
학교로 출근하시고 퇴근 후 사모로 심방과 예배드리시고 
대학원 공부하면서 고 3 딸 야밤에 라이드도 하셨던 우리 엄마 

아이 다섯 도시락 기호에 맞춰 싸는 것도 힘들고 
방과후 다시 꽉 채워지는 싱크대를 보면서 한숨이 나오고 
내일은 또 뭘 쌀까 고민하다가 떠오른 엄마의 도시락 

자식 도시락 싸보기 전에는 몰랐던 엄마의 수고가 떠오르고 
사랑과 정성이 담긴 그 도시락 먹고 이제 이만큼 자라
내 자식들에게 다시 흘려보내는 엄마의 도시락








 

Comments

  1. 너무 포장된 엄마의 수고 같은 느낌 들도록 정작 엄만 생각이 안나네! 도시락 뭘 쌓는지 제대로 싸주지 못했다는 것 밖에 생각 안나는 옛시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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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애들에게 늘 잘 못한 것만 생각하고 미안했는데 예주가 제게 써준 글을 보면서 새삼 아이들이 말을 안해도 고마움을 아는구나 놀랐어요 ㅎㅎ 내리 사랑은 끝이 없는거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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